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블록체인 기술과 서비스가 활성화 되려면 기존의 틀을 깨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제9회 블록체인&인공지능 서밋 마블스 서울 2020' 행사가 지난 7일 서울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의 마지막 세션에서는 국내 블록체인 협회 및 학회 전문가들이 참석해 '코로나19 이후의 블록체인 전망과 전략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패널 토의에는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 최수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회장, 박수용 한국블록체인학회 회장이 참여했다. 사회는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이날 김형주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가 경제적 이익과 실용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존 사고 방식의 틀을 깨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최근 중국 블록체인의 초기 작업을 했던 분들이 협회에 가입하면서 '실명 블록체인'이라는 그동안 우리가 생각해왔던 인식과 논리를 완전히 바꾸는 제안을 해왔다"면서 "(기본 블록체인에 대한 논의는) 자기 정보를 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거래할 것인가의 문제였다면, 거꾸로 자기 이름을 정확하게 알리는 지갑을 만들자는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블록체인 기술이 비즈니스로 연결되지 못하고, 일시적이고 과도기적인 비즈니스의 한계로 머물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후기 자본주의 시대에 무조건 첨단 기술을 생각할 게 아니라 저변 확대를 위해 '실명 블록체인'과 같은 역발상의 논리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수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블록체인 기술 발전 방향에 있어 중요한 3가지 요소로 △토큰화(생활 속 가치의 변화) △DID(개인 프라이버시 문제) △거버넌스(기존 규제 체계의 변화)를 지목했다.

최 회장은 "블록체인 발전 초기에 무수한 토큰들이 나타났고, 최근에는 DID개발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아마 내년 쯤에는 프로토콜로 기존 제도나 법 등을 서로 간의 합의로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3가지 요소가 자유자재로 사용되고 결합되는 블록체인이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토큰화와 관련해 "기존 회사들이 보유한 포인트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과정에서 그것들이 거래될 수 있는 일종의 토큰처럼 진화되고 있다"면서 "그 예로 국내에서는 람다256이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공동 포인트 시스템을 다양한 회사들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한 회사가 포인트를 만들어 주도하는 중앙화된 포인트 시스템이었다면 이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탈중앙화된 공동 시스템에 포인트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방식이 활성화되면 사람들이 자신의 얼라이언스를 만들고, 포인트를 만들어 토큰화 시키고, 거래하는 형태로 변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최 회장은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추가 실증 사업인 부동산 집합투자 및 수익 배분 서비스와 관련해 향후 증권형토큰(STO)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 회장은 "앞으로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STO 시대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며 "비대면 시대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돈을 어떻게 모으는가 하는 부분인데, 돈을 모으려면 시장을 개방해야 하고, 글로벌 기준에 뒤쳐지지 않으려면 STO를 허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수용 한국블록체인학회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산업·문화의 활성화와 관련해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사람과 사람이 대면을 못하게 됐다는 접근이 아닌, 디지털 기술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대면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열렸다는 내용이다.

박 회장은 "요즘 많이 언급되는 언택트, 비대면이라는 말은 '대면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비대면 시대가 우리에게 '디지택트(Digital과 Contact의 합성어)', 디지털로 접근하고, 디지털로 대면하는 시대를 열어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권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많이 출시했는데, 이는 기존에 창구에 가서 직원을 만나고 서비스를 받았던 것을 디지털·화상으로 똑같이 대면하듯이 서비스 받고 계약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디지털로 서로 간에 대면해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신뢰가 문제가 되고, 서로 간에 확인이 필요한데 여기서 블록체인이 기반이 돼 신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입국자들의 동선 파악에 활용될 수 있고, 비접촉 결제 등 디지털 화폐 같은 측면에서 우리 생활에 스며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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