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COINNESS 출처/PANews
올 한 해 암호화폐 업계에는 스테이블 코인 열풍이 불었다. 업계 내 유명 기업들이 잇따라 스테이블 코인 발행에 나서며 TUSD、USDC、PAX、GUSD 등 새로운 코인을 쏟아냈다. 이에 장기간 지속된 USDT 독주체제에 균열이 생기며 시장 전반에 지각 변동이 발생했다. 2018년이 스테이블 코인의 ‘원년’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미국 달러화 등 법정화폐를 기반으로 가치가 고정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다. 가격 변동폭이 커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웠던 기존 암호화폐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블록체인 데이터 전문 미디어 PANews는 19일 블록체인 보안 전문 업체 팩실드(PeckShield)와 공동으로 USDT、TUSD、USDC、PAX、GUSD、EURS、nUSD、DGX 등 8개 주류 스테이블 코인의 마켓 데이터 및 시장 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코인니스는 PANews와 협력해 해당 보고서를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 주요 스테이블 코인 시총 분석
11월 25일 기준 USDT、TUSD、USDC、PAX、GUSD、EURS、nUSD、DGX 등 8개 주류 스테이블 코인의 시가 총액을 보면, USDT가 77%를 차지하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그 뒤를 TUSD(7.68%), USDC(5.96%), PAX(5.98%)가 순서대로 잇고 있다. 앞서 지난 1~2월 USDT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 시가 총액의 사실상 100%를 차지했다. USDT의 시총 점유율은 2분기부터 줄어들기 시작, 10월 들어 감소세가 본격화됐다.
지난 10월은 스테이블 코인 업계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10월 15일 하루 ‘스테이블’ 코인인 USDT의 변동성이 7%를 넘어섰다. 달러 비축량 의혹, 시중 은행과의 갈등 등 USDT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터져 나오며 낙폭을 키웠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USDT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10월 한달 USDT의 스테이블 코인 시가총액 점유율이 15% 가까이 감소했다. 11월 중순 기준 USDT의 점유율은 연초 대비 24.9% 감소한 상태다.
◆ 주요 스테이블 코인 거래 패턴 분석
코인마켓캡 기준 USDT 마켓을 지원하는 거래소는 51래다. 약 400개의 페어 거래를 지원한다. 유통 규모, 유동성 등 모든 면에서 기타 스테이블 코인을 압도하는 규모다. TUSD 마켓은 37개 거래소에서 지원되고 있으며 103개의 페어 거래를 지원한다. 그 뒤를 PAX, USDC, GUSD를 순서대로 잇고 있다. 다만 코인마켓캡에 등록되지 않은 중소 거래소들을 감안하면, USDT를 제외한 스테이블 코인을 지원 거래소는 해당 데이터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각 스테이블 코인의 특정 거래소 의존도를 보면, USDT 거래량이 가장 많은 거래소는 바이낸스다. 그러나 전체 USDT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특정 1~2개 거래소에 대부분의 거래량을 의존하고 있는 기타 스테이블 코인(nUSD, GUSD, DGX가 대표적)과 비교해, USDT는 상대적으로 광범위한 거래소 커버리지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발행된 스테이블 코인들이 이미 주요 거래소들과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향후 신규 스테이블 코인의 시장진입을 막는 진입장벽이 될 전망이다.
한편, 각 스테이블 코인의 보유량 기준 상위 5위 지갑이 전체 코인 유통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2%로 나타났다. 이는 상위 4개 주소에 의해 전체 유통량의 50%가 보유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그만큼 소수의 시장 지배력과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총 1위 USDT는 보유량 1위 지갑이 전체 유통량의 34.31%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지갑은 USDT 발행사인 테더가 보유한 트레저리 지갑으로 주소는 ‘1NTMa’로 시작된다. 테더 자체의 자산 보유고인 셈이다. 또한 테더 측은 해당 지갑이 보유한 USDT는 실제 미 달러로 비축하지도 않아도 되는 자산으로 분류, 유통 총량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이에 다수의 투자자들은 테더 측이 기반 자산인 미 달러화를 발행 총량과 1대1 비율로 보유하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USDT 보유량 2위 지갑은 거래소 바이낸스의 소유다. ‘1KQ4D’로 시작하는 주소다. 전체 USDT 유통량의 31.11%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낸스의 24시간 기준 USDT 마켓 거래량은 최대 5억 7000만 달러에 달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테더 사와 사실상 형제 관계에 있는 비트파이넥스 거래소 지갑의 USDT 보유량은 6위에 머물러 있다. 전체 유통량의 3.38% 수준이다.
◆ 스테이블 코인 주요 이동 경로 분석
펙실드의 지갑 간 자산 대량 이동(1000만 달러 이상) 경로 분석에 따르면, 스테이블 코인의 대량 이체는 주로 2개의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첫째는 2~3개의 진영을 형성, 각각의 진영 안에서 대규모 이체가 오고 가는 형태다. USDT와 TUSD 그리고 USDC가 대표적이다. 다른 하나는 뚜렷한 진영 없이 산발적으로 대규모 이체가 이뤄지는 구조다. PAX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다.
USDT 관련 거의 대부분의 대규모 이체가 3개 진영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1KYiK'으로 시작되는 비트파이넥스 지갑을 거점으로 하는 제 1진영에는 '1NTMa'로 시작되는 테더사 지갑 주소, 그리고 '1LAnF' 및 '1MZAa', 후오비 거래소 등 지갑이 속해 있다. 두번째 진영은 ‘1Polo’로 시작되는 지갑을 거점으로 하며, 세번째 진영은 '1ApkX' 로 시작되는 지갑을 거점으로 한다. 해당 두번째, 세번째 진영은 현재까지 첫 번째 진영과 대규모 이체가 오간 적이 없다.
USDT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스테이블코인으로는 TUSD가 있다.
2018년 TUSD 월렛 간 자금 이동 흐름
TUSD의 모든 대규모 이체는 '0x3f5'로 시작되는 주소를 거점으로 이뤄진다. 또한, 해당 주소를 제외한 두 개의 거점 지갑은 모두 거래소와 연결된다. 그중 '0x54d'로 시작되는 바이낸스 지갑과 거점 지갑 간의 거래 횟수가 가장 많으며, 해당 두 주소는 '0x008'로 시작되는 지갑과 대규모 이체의 '삼각형' 구조를 이루고 있다. TUSD의 또 다른 주요 지갑으로 '0xfbb'로 시작되는 주소가 있으며, 미국계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렉스의 지갑과 '0x3f5'로 시작되는 지갑과 이체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2018년도 PAX 월렛 간 자금 이동 흐름
올해 총 65개 지갑에서 PAX 대규모 이체가 발생했다. 이는 모든 스테이블 코인 중 가장 많은 규모다. 그림과 같이 PAX의 대규모 이체 움직임은 분산·교차가 복잡하게 형성된 것이 특징이다.
위 그림에 따르면 '0x3f5' 주소는 대규모 이체 발생 빈도가 가장 높고, 연관된 계정도 가장 많아 거점 지갑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한편 '0x519', '0xd99', '0x6cc', '0xa16' 주소들도 이와 같은 모양새를 나타내고 있다. 대량 이체 발생 경험이 있는 대부분의 지갑이 서로 관계를 맺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대형 마켓메이커(시장조성자) 또는 장외거래기관이 각 거래소를 통해 긴밀한 네트워킹을 구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자산 이동 상황이 각 스테이블 코인 거래 시장의 좋고 나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다만 각 스테이블 코인의 발전 방향을 예측하는 데는 어느정도 도움이 된다. 발행 후 일정 시간이 지난 USDT와 TUSD의 경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구조로 대량 이체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공급과 수요 방면에서는 안정적일 수 있으나 향후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PAX 등 후발주자들의 경우 복잡한 대량 이체 관계가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공급-수요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이처럼 분산화된 자금 이동 경로에서는 특정 한 부분에서 발생한 문제가 전체 네트워크로 확산되는 ‘나비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