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디지털화폐(CBDC) 발행에 대한 연구와 기술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한국은행은 주요국의 CBDC 추진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18일 한은은 CBDC 파일럿 테스트를 위한 기술검토에 참고하고자 '해외 중앙은행의 CBDC 추진 상황'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영국, 일본, 캐나다, 중국 등 전 세계 14개 중앙은행의 12개 사례를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중앙은행의 CBDC △이용목적, △설계방안, △개발단계, △구현 기술 등을 조사했다.

한은은 "조사대상 중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수립한 CBDC 모델의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외부와의 협력을 비롯한 IT시스템을 개발 중에 있다"며 "CBDC 모델이 미래지향적인 기술을 활용해 구현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분산원장 등 최신 IT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BDC는 운용 방향성에 따라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금융기관 간 거래, 은행 간 결제 처리 용도로 사용되는 '거액 CBDC'와 일반 시민들이 결제에 활용하는 '소액 CBDC'로 구분된다.

거액 CBDC를 도입하고자 하는 중앙은행들은 모두 중앙은행이 직접 CBDC를 운영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반면에 소액 CBDC의 경우에는 다른 운영기관을 통해 간접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기술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원장관리는 거액·소액 모두 분산형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 싱가폴, 일본-유럽중앙은행(ECB), 태국-홍콩, 프랑스는 거액 CBDC를 개발하고 있다. 반면에 중국, 영국, 스웨덴, 바하마, 노르웨이, 동카리브와 같은 국가는 소액 CBDC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개발 단계로 보면,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개념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바하마와 스웨덴, 중국은 이미 개념검증을 마치고 시범운영을 준비하고 있거나 실시 중에 있다.

구현기술이 공개된 사례는 6건으로, 동카리브, 스웨덴, 싱가폴, 일본-ECB, 캐나다, 태국-홍콩은 CBDC 시스템에 모두 분산원장 기술을 적용했다.

사용되는 분산원장 플랫폼은 R3가 개발한 코다(Corda)가 5건(38.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하이퍼레저 패브릭은 3건(23.1%), 이더리움과 쿼럼이 2건(15.4%)으로 뒤를 이었다. 다른 산업계에서는 하이퍼레저 패브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CBDC 분야에서는 코다가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올해 CBDC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년 말까지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CBDC 구축은 한은 디지털화폐연구팀과 기술반을 중심으로 수행되며, 내·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기술·법률자문단과 태스크포스(TF)도 꾸리게 된다. 이를 통해 CBDC 도입에 따른 기술적·법률적 필요 사항을 검토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해외 중앙은행의 CBDC관련 기술검토 사례를 참고해 향후 개발할 CBDC 파일럿 시스템에 분산원장 등 최신 IT기술이 적절히 반영될 수 있도록 IT시스템을 구현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국내외 기술보유 업체와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앞으로 외부 기술자문단 구성 등을 통해 전문적인 견해도 청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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