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증에 대한 언론 통제를 강화하자 여기에 저항하는 움직임이 중국 내부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 1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언론인 사라 정(Sarah Zheng)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우한 지역 의료진 아이펀(艾芬)의 코로나19와 관련 인터뷰 내용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저장됐다고 전했다.
아이펀은 지난해 12월 코로나19의 존재를 확인하고 동료 의료진에게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조치를 취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아이펀은 병원으로부터 전례없는 심한 문책을 받았고, 동료 의료진도 우한 당국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후 아이펀은 중국 잡지와 코로나19 관련 내용을 폭로하는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글은 게재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삭제됐다. 이에 격분한 일부 네티즌은 검열된 기사를 찾아내 의도적인 오탈자, PDF 파일, 스크린샷, 이모지, 모스부호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 검열을 피해 인터넷에 공유했다.
사라 정은 정부가 인터넷 상에 공유된 글도 정부가 검열해 삭제할 것으로 판단, 기록이 영구 보존되는 블록체인 상에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더리움 블록 높이 9,648,876에 기록됐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중국 내 정보 검열에 저항하는 목소리가 중국 내부에서 높아지고 있다. 당국이 바이러스 확산 초기에 이를 널리 알리기만 했어도 지금처럼 사태가 심각하지 않았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세상에 처음 알린 중국 의사 리원량(李文亮)도 바이러스 감염에 관한 병원 문건을 입수해 동료 의사와 함께 공개했지만 당국에 묵살 당한 바 있다. 이후 그는 코로나 감염증 환자를 치료하다가 자신마저 감염돼 3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 네티즌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리원량을 추모하는 비문(碑文) 만들어 올렸다. 해당 유저는 ‘RIP(Rest In Peace)’라는 문구와 함께 그가 생전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했던 노력을 기록으로 새겼다. 비문은 블록 높이 9,432,824에 기록됐다.
중국 우한으로부터 퍼져나간 코로나 바이러스는 현재 미국,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를 강타했다. 18일 현재 확진자 수는 중국이 8만 894명으로 가장 많고, 이탈리아가 3만 1506명, 스페인이 1만 1826명으로 뒤를 이었다. 독일은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해 9,367명으로 한국을 넘어섰다.
사망자 수도 중국이 3,237명으로 가장 많은 상황이다. 반면에 고령 인구 비중이 높은 이탈리아는 2,503명이 사망해 인구 대비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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