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440억 달러 규모의 트위터 인수 작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접수된 4일자 문건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5억 달러(한화 약 6360억원)의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루 700억 달러 이상의 현물과 파생상품 거래를 처리하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는 신규 투자기관 중 4번째로 큰 규모의 자금을 트위터 인수에 투입한다.
암호화폐 시장의 대형 플레이어인 바이낸스가 트위터 인수에 참여하면서 트위터가 보다 탈중앙화되고 암호화폐 친화적인 소셜 미디어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바이낸스 CEO는 블록체인을 통해 구현되는 새로운 웹3.0 생태계 구현을 지지하고 있다.
투자 참여에 대해 창펑 자오 바이낸스 CEO는 "대의를 위해 조금 기여하는 것"이라면서,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일론이 트위터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실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소셜미디어와 웹3.0을 하나로 연결하고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과 채택을 확대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대형 투자로 트위터 인수 순풍
이번에 공개된 SEC 문건은 기업 지분 5% 이상을 인수할 때 제출해야 하는 서식 '13D'이다. 해당 문건을 통해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추가 투자를 약속한 투자자 명단이 공개됐다.
사진 = 트위터 인수 관련 신규 투자자 명단 / SEC 제출 문건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지지를 보낸 투자자들은 바이낸스를 포함해 총 18곳이다. 최대 투자자는 오라클 공동 설립자이자 테슬라 이사이기도 한 래리 엘리슨이다. '로렌스 엘리슨 취소가능 신탁(Lawrence J. Ellison Revocable Trust)'을 통해 10억 달러를 투자한다. 세콰이어캐피털(8억 달러), 앤드리센호로위츠(4억 달러), 카타르투자청(3억7500만 달러), 피델리티(3억1600만 달러), DFJ(1억 달러)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조달된 자금은 총 71억 4000만 달러로 트위터 인수를 위해 머스크가 부담해야 할 대출 규모를 덜어줬다. 신규 투자로 인해, 일론 머스크는 모건스탠리 등에서 받은 125억 달러 상당의 마진대출을 62억5000만 달러 수준까지 줄였다. 인수 제안의 전체 지분 비중은 272억5000만 달러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규 투자자들은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에 힘을 실어주면서 머스크가 구상하는 트위터 비전에 대한 전폭 지지한다는 뜻을 보여줬다.
안드레센호로위츠의 공동 설립자이자 총괄 파트너인 벤 호로위츠는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는 공공 광장으로서 큰 잠재력이 있지만, 봇(bot), 괴롭힘, 검열 등 많은 이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광고 사업 모델에 의존하는 공기업이라는 점은 이를 더욱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를 연결하겠다는 트위터 공동설립자 에반 윌리암스와 잭 도시의 비전과 마침내 이를 구현할 일론 머스크의 능력을 신뢰하기 때문에 투자한 것"이라면서 "일론 머스크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바라고 누려 마땅한 '광장'을 구축할 용기와 탁월함, 기술을 가진 유일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머스크의 인수 제안을 반대했던 트위터 대주주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 왕자는 자신의 주식 3495만주를 기부하고 일반 기업 전환 이후에도 그룹 내 지분공약을 유지할 것이라며, 지지 입장으로 돌아섰다.
◇ 머스크의 트위터, 기대 반 걱정 반
지난달 25일 440억 달러에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가 최종 확정됐다. 인수는 연내 마무리될 예정이며, 인수 이후 트위터는 비상장 기업으로 전환된다.
인수 확정 이후, 관련해 지지 입장과 반대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주요 쟁점은 일론 머스크가 콘텐츠 검열 수준을 완화시켜 보다 자유로운 발언을 허용하겠다는 점이다.
머스크는 성명을 통해 "발언의 자유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토대"라면서 "트위터는 인류 미래에 중요한 문제가 논의되는 디지털 마을 광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위터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 회사 및 이용자 커뮤니티와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인수에 대해 코인베이스(Coinbase)의 CEO인 브라이언 암스트롱은 "발언의 자유를 위한 큰 승리이며, 기대 이상의 수준으로 세상의 궤적을 바꿀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마이클 소넨샤인 그레이스케일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위터가 비상장 기업이 되는 것은 암호화폐를 비롯한 신기술을 채택하고 성장하는 생태계를 지원하는 데 훨씬 더 민첩해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콘텐츠 허용 정책으로 인해 플랫폼에 위해 콘텐츠와 불법 콘텐츠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같은 문제가 연 45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광고 사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티에리 브레튼 EU 집행이사는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가 소유한 트위터는 유럽연합이 추진 중인 소셜미디어 온건화 기조를 따라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막대한 벌금이나 제재 조치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말한 '자유 발언'은 법률이 허용하는 선으로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발언의 자유가 더 제재되길 원하면 정부에 관련 법률을 시행해달라고 하면 된다"면서 "법을 넘어서는 것은 대중의 뜻과 반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 투자 소식 이후 트위터 주가는 소폭 상승했다. 오늘(6일) 11시 트위터는 전날 대비 2.65% 상승한 50.3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원문 출처: https://www.tokenpost.kr/article-926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