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예상보다 더 오래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FT와 시카고 부스가 이달 8일부터 13일까지 38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연준이 올해 7월과 9월 사이 첫 금리인하를 시작해 연내 최대 2번까지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경제학자들은 연준이 시장과 중앙은행 인사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오래 높은 금리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 3분의 2 이상은 연준이 물가 작업의 마지막 부분을 마무리하는 데 고전하고 있는 만큼 올해 두 번 이하의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첫 번째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7월과 9월 사이에 응답이 분포됐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 시장은 올해 6월(52.7%)을 시작으로, 9월(42.3%), 12월(34.3%)까지 세 번의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2023년 12월 연준 역시 올해 세 차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달 19일과 20일 진행되는 FOMC에서 23년 최고 수준 5.25-5.50%에서의 금리동결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연준의 금리 전망치는 더 축소 변경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학자들은 "투자시장이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에 대한 기대를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등 연준 인사들 역시 예상하는 3번보다 적게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하버드 대학 경제학자 제이슨 퍼먼은 "연준은 정말 금리인하를 원하고 있고, 금리인하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데이터가 연준의 금리인하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면서 "물가의 마지막 고비가 상당히 완강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지난주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금리인하 예상 시기를 크게 늦췄다.
2월 CPI는 직전월 3.1%에서 3.2%로 올라갔고, PPI는 1.6%로 직전월 1%에서 큰폭으로 상승했다. 팬데믹 이후 진정된 상품 물가가 기존 물가 진정세에 대부분 반영됐다는 것을 나타냈다.
마드리드 카를로스 3세 대학교의 에비 파파 교수는 "최근 데이터는 물가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중앙은행은 너무 조기에 개입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예측치에 의존하기보다는 실제 물가가 2%에 근접했음을 확인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고용 및 경제 성장 데이터가 견고한 수준을 보인 만큼 경제학자들은 전월 여론조사에 비해 연착륙 가능성을 더 높게 봤다. 2026년 이전에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응답자는 절반 미만이었다. 연착륙은 급격한 실업률 급증 없이 2% 물가상승률에 도달하는 것을 가리킨다.
브랜다이스 대학교의 스티븐 세체티 교수는 "미국 경제는 여전히 뜨겁다"면서 "하반기 경기둔화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3개월 전 예상했던 수준만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부 응답자는 이 같은 경제 성장률 개선이 연준의 금리인하 의지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봤다.
BI 노르웨이 비즈니스 스쿨의 힐데 비요른란드 경제학 교수 "특히 유럽 국가보다 미국 수요가 더 강할 것으로 본다"며 "첫 금리인하를 위해서는 11월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1월 대선을 앞둔 행정부는 유권자 주택 대출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길 바라고 있다. 이번달 바이든 대통령은 금리인하에 대한 차선책으로 잠재 주택 소유자를 위한 세액 공제 혜택 등을 발표했지만 금리인하와 같은 강력한 개선을 주진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 출신인 드레퓌스앤멜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빈센트 라인하트는 정치 상황이 통화 당국자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라인하트 수석은 "데이터에 근거한 가장 적합한 금리인하 시기는 9월이지만, 정치권에서는 6월을 적정 금리인하 시기로 본다"면서 연준이 선거에 임박해 금리인하를 시작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문 출처: https://www.tokenpost.kr/article-169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