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제재를 우회할 잠재 방안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미국 정부가 국가 차원의 암호화폐 전략 수립을 서두르고 있다. 

2022년 3월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로이터 등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주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이 범정부 암호화폐 전략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행정명령에 따라 각 연방 기관은 담당하는 암호화폐 업무를 보고해야 한다. 아울러, 앞으로의 규제 변화, 암호화폐가 국가안보와 경제에 미칠 영향 등도 검토하게 된다. 이번 행정명령은 미국 정부가 일관된 암호화폐 규제를 신속하게 도출하고, 기관별 임무와 권한을 더욱 명확히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행정명령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정부 입장도 구체화할 전망이다. 행정명령에 따라 법무부는 CBDC 발행에 필요한 입법 작업을, 재무부는 경제적 파급효과 등을 확인하게 된다. 연방거래위원회(FTC), 소비자금융보호위원회(CFPC) 등은 CBDC가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또한 180일 이내에 화폐의 미래와 암호화폐의 역할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밖에도 암호화폐가 국가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필요한 시장 및 기술 인프라,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랜섬웨어 등 사이버 범죄에서 암호화폐의 역할이 확인되면서 감독 방안 검토 및 행정명령 준비에 들어갔다. 업계는 오랫동안 명확한 규제 마련을 요구해왔는데, 2021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정부가 연방 기관 간 역할 및 접근방식을 조율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 상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입장에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암호화폐가 제재 우회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는 암호화폐에 대한 미국 정부의 통제력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렌(Elizabeth Warren) 미국 상원의원 등 민주당 그룹은 재닛 옐런(Jannet Yellen) 재무장관에 서한을 발송해 "디파이 등이 제재 회피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을 줬는지, 이러한 행위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집행 능력에 무슨 영향을 미쳤지" 등을 질문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준 의장은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사건은 암호화폐를 포함한 디지털 화폐에 대한 의회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전 국무장관이자 2016년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도 "바이든 행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이 러시아에 탈출구를 제공하지 않도록 면밀히 확인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러시아가 암호화폐를 활용해 경제 제재를 회피할 수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유럽연합은 암호화폐 규제 승인에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원문 출처: https://www.tokenpost.kr/article-86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