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레이어제로 랩스(LayerZero Labs)'를 고발했다.
10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FTX는 거래소 전 임원과 레이어제로 랩스가 거래소 파산 직전 체결한 계약 관련 자금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FTX 계열사 트레이딩 업체 '알라메다 리서치'의 전 CEO인 캐롤라인 엘리슨은 거래소 파산 4일 전인 지난해 11월 7일 레이어제로 랩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의 일환으로 알라메다는 연장 대출했던 4500만 달러를 탕감하는 대가로 1억5000만 달러 상당인 레이어제로의 지분 5% 재매각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FTX 현 경영진은 당시 거래소가 이미 파산 상태였던 만큼 해당 계약은 사기죄에 해당한다면서 피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계약이 무효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급 의무가 없는 파산 전 90일 동안 아리 리탄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레이어제로 측이 자금을 인출한 점도 문제 삼았다.
FTX는 레이어제로 측이 해당 기간 동안 거래소에서 약 2100만 달러, 1600만 달러, 500만 달러, 종합 4100만 달러를 빼갔다고 주장했다.
레이어제로 관계자들이 FTX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특혜성 인출 의혹을 제기했다.
FTX는 지난해 1월부터 레이어제로 랩스에 투자하기 시작했으며, 수개월 동안 직원 및 가족들에게 바하마 숙소를 제공하고, 슈퍼볼 파티, 마이애미 히트 플레이오프 경기 등에 초대했다고 밝혔다.
해당 소송에 대해 레이어제로 랩스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브라리언 펠레그리노는 "전부 근거 없는 주장"라고 일축했다.
그는 자신이 작년 11월 7일까지도 거래소에 입금했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특혜성 인출 주장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레이어제로 랩스 CEO는 "인출 금액만 봐도 패닉 인출이 아니라 업무 관련 거래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당시 FTX가 부실한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파산 이후 FTX를 이끌고 있는 신임 경영진은 자금 회수를 위해 많은 기업과 개인을 고발하고 있다.
지난 7월 거래소는 FTX 유럽의 전신인 스위스 스타트업 디지털에셋(Digital Assets AG)의 인수에 들어간 3억2000만 달러 이상을 환수하기 위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FTX가 이달 13일 법원에서 자산 처분 승인을 받을 수 있으며 시장에 큰 매도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FTX는 4월 기준 솔라나(SOL), FTX 토큰(FTT),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앱토스(APT), 도지코인(DOGE), 폴리곤(MATIC), 비트다오(BIT), 톤코인(TON), 리플(XRP) 등 약 34억 달러 상당(4조5240억원)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마티파티(MartyParty)'는 10일 FTX 자산 처분이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은 퍼드(FUD, 불안감을 조성하는 가짜 뉴스)를 멈춰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FTX는 암호화폐 전문 금융 서비스 기업 갤럭시디지털을 통해 장외 매각을 진행 중"이라면서 "어떤 자산도 유통 시장에 나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마티파티에 따르면 9일 FTX는 코인베이스와 크라켄에서 각각 200만 MATIC과 100만 MATIC을 장외 매각해 100만 USDT, 500 ETH를 확보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라크 데이비스도 FTX가 보유 자산을 시중에 풀더라도 대부분 장외거래를 통해 매도될 것이며 나머지는 마켓메이커(MM)를 통해 서서히 처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물량이 적진 않지만 시장에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며, 솔라나의 경우 '4년 락업'이 걸린 물량으로 매수자 역시 이 같은 처분 불가 약정을 승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라크 데이비스는 "자산 처분을 통해 최대 수익을 올려야 하는 FTX가 한꺼번에 자산을 매도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FTX발 매도 압력은 크게 우려할 수준이 아니며, 객관적인 사실을 보면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원문 출처: https://www.tokenpost.kr/article-145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