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지닥이 최근 논란에도 불구하고 카카오의 블록체인 개발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암호화폐 '클레이(KLAY)'를 14일 상장했다. 이를 계기로 암호화폐 거래소의 상장 권한을 두고 거래소와 프로젝트팀 간의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지닥은 지난 14일 오후 클레이를 원화(KRW) 마켓에 상장하며 입금 지원을 시작했다. 국내 거래소로는 최초 상장이다. 하지만 정작 클레이를 개발한 그라운드X 측은 이번 상장이 협의된 내용이 아니라고 밝혀 논란이 시작됐다.
지닥은 지난 11일 공지를 통해 클레이를 최초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라운드X 측은 지닥의 클레이 상장이 협의된 내용이 아니라며, 파트너십 해지까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닥의 운영사인 피어테크는 지난 2월 클레이튼 생태계 확장을 위한 서비스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그라운드X가 지닥의 클레이 상장을 놓고 크게 반발한 이유는 클레이 유통 정책 때문이다. 그라운드X는 현재 업비트 싱가포르, 업비트 인도네시아, 리퀴드글로벌, 게이트아이오 등 일부 해외 거래소에서만 상장을 진행해왔다. 국내 유통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닥이 클레이의 발행사인 그라운드X 측과 협의하지 않고 국내 상장을 추진하자 논란이 커졌다. 이후 양상은 지닥이 유통하는 클레이의 '진위 여부'를 두고 양측이 공방을 펼치는 모양새로 흘러갔다.
그라운드X는 지닥이 유통하는 클레이가 발행사가 보증하는 물량이 아닌만큼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지닥 측은 클레이가 블록체인 상에서 발행된 암호화폐라면 당연히 블록체인으로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맞섰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클레이는 업비트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 리퀴드 글로벌, 게이트아이오에 공식적으로 상장돼 유통 및 거래가 가능하다"며 "클레이가 공식적으로 상장된 곳 외에서 진행되는 거래는 클레이튼이 발행한 클레이인지 확인할 수 없으므로 이용자 및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지닥은 '지닥에 상장된 클레이. 진짜 클레이인지 확인하는 법'이라는 제목의 공지를 통해 그라운드X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지닥은 "클레이가 상장된 거래소나 지갑에서 클레이를 지닥으로 전송하는 경우, TxID라는 이체 고유코드가 발급된다"며 "이를 클레이 공식 익스플로러에서 검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닥의 클레이 원화마켓 상장은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라는 철학이 어디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켰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상장 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라운드X 측은 "지닥은 클레이튼의 에코시스템 파트너로, 양사의 서비스 연동을 위한 지원 및 협력, 그리고 클레이튼 네트워크를 메인넷으로 쓰는 서비스의 상장을 위한 서비스 개발 및 지원 등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번 클레이 원화마켓 상장이 클레이튼과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바, 협업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지닥과의 모든 기존 사업 협력 및 추가 협의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면에 지닥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독립적인 심사기관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상장하는데 있어 프로젝트팀의 허락을 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닥의 운영사인 피어테크의 한승환 대표는 "그라운드X의 의사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지닥의 상장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은 지닥에서 진행하며, 거래소의 역할과 책무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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