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STEEM) 커뮤니티가 스팀잇을 인수한 저스틴 선에 맞서 적대적 하드포크를 시행한다.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스팀(STEEM) 토큰 가격이 급등세를 보였다.

18일 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블록트레이드(Blocktrades)의 설립자이자 스팀 블록체인의 주요 검증자인 댄 노테슈타인(Dan Notestein)은 17일(현지시간) 스팀잇 계정을 통해 저스틴 선(Justin Sun) 트론 CEO와 트론이 인수한 스팀잇을 배제한 적대적 하드포크를 제안했다.

하드포크란 블록체인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존 체인을 분리하는 일을 말한다.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운영을 둘러싼 견해 차이 등의 문제도 포함된다. 실제로 암호화폐 역사에서 이러한 이유로 두 개의 체인으로 분리된 사례가 많다. 체인이 분리되면 새로운 체인을 지원할 암호화폐도 탄생하게 된다. 비트코인캐시가 대표적인 예다.

소프트웨어를 수정하는 소프트포크와 달리 하드포크는 한번 시행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 따라서 스팀 커뮤니티 내부에서 적대적 하드포크라는 카드를 꺼낸 것은 트론 측과의 평화적인 협상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행보를 취하겠다는 의미다. 이렇게 탄생할 새로운 네트워크의 이름은 '하이브(Hive)'다. 진행 시점은 한국시간 20일 오후 11시로 예정됐다.

댄 노테슈타인 블록트레이드 창업자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저스틴 선은 스팀 토큰의 근본적인 가치가 커뮤니티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토큰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충분하지 않으면 결국 토큰은 쓸모없는 것이 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블록체인 네트워크인 하이브는 기존 스팀 커뮤니티를 보호하고 정통성을 계승한다는 입장인 만큼 기존 스팀체인의 내용을 복사하는 방식으로 하드포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변화되는 점도 있다. 이번 하드포크로 기존 스팀(STEEM) 보유자들은 새롭게 발생하는 암호화폐를 에어드랍 받게 된다. 다만 트론 재단이 관리하는 스팀잇 지갑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앞서 벌어진 사건처럼, 암호화폐 거래소가 커뮤니티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투표 관련 거버넌스 규칙 수정도 이뤄질 전망이다.

스팀은 위임지분증명(DPoS)라는 합의 알고리즘을 채택하고 있다. 위임지분증명에서는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 보유량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해 대표자를 선정한다. 이렇게 선출된 대표자인 '증인'은 노드를 운영하고, 블록을 생성하며 검증하게 된다. 국민의 대표를 뽑아 의회를 구성하는 대의 민주주의 제도와 유사한 방식이다.

이렇게 탈중앙화적 성격을 가진 스팀잇의 개발 기업을 저스틴 선 트론 CEO가 매수하고, 회사가 개발 자금으로 보유하고 있던 대량의 스팀(STEEM) 토큰을 손에 넣어 커뮤니티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자 문제가 발생했다. 커뮤니티가 크게 반발한 것이다.

당초 회사 소유의 스팀 토큰은 커뮤니티 투표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저스틴 선이 스팀잇을 인수하자 이 같은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본 증인들이 그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임의로 소프트포크를 실시했다. 이에 화가 난 저스틴 선은 바이낸스, 후오비, 폴로닉스와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를 동원해 투표에 개입했고, 기존 증인들을 뒤엎는 초강수를 뒀다.

이후 스팀 커뮤니티가 크게 반발하자 투표에 참여했던 거래소들은 투표를 철회하고 커뮤니티에 공식 사과하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이번 사건의 여파로 트론 측과 스팀 커뮤니티 간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다만 모든 스팀 커뮤니티 구성원이 적대적 하드포크 방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스팀 커뮤니티의 리더들은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비트코인 등 대부분의 암호화폐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하드포크로 발생할 새로운 암호화폐 에어드랍에 대한 기대로 스팀(STEEM)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오전 코인마켓캡 기준 스팀 가격은 전날보다 99.95% 오른 0.256달러를 기록 중이다.

토큰포스트 | info@tok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