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의 작은 나라 엘살바도르의 한 마을이 비트코인 기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엘살바로드 해안 마을 엘존테(El Zonte)는 기존 금융 서비스의 대안 솔루션으로 비트코인을 채택했다. 현재 마을 상점들은 대부분 비트코인 결제를 받고 있으며 버스비 등 공공 요금에도 비트코인을 사용하고 있다.
엘 존테는 인구 3000명의 작은 마을이다. 서핑으로 유명한 인기 관광지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비트코인 도입 배경에는 지난해 초 들어온 익명의 비트코인 발전 기금이 있다. 비트코인 초기 투자자로 알려진 익명의 기부자는 몇 년에 걸쳐 수십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엘존테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기부금 배분 담당자 마이클 피터슨은 비트코인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거주민들에게 비트코인 사용법, 장단점 등을 교육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현금화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기부금 배분을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술적인 부분 때문에 고령층은 비트코인 이용을 꺼렸지만 젊은층은 바로 비트코인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엘존테 주민은 비트코인 훈련 센터에서 QR 코드 스캔을 통해 자금을 수령할 수 있다. 현재 마을 상점들은 대부분 비트코인 결제를 받고 있으며, 교통비 같은 공공요금도 비트코인으로 낼 수 있다.
마을은 청소년 아르바이트 프로그램, 교육 지원금, 통학·간식비, 긴급지원금, 건축 대금 등을 지급할 때도 비트코인이 사용된다. 수도공사, 전기공사 등 현지 공공기관도 비트코인 요금 납부를 수용할 예정이다.
비트코인 경제 시스템은 연 50억 달러 규모인 엘살바도르 송금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엘존테 주민들은 대부분 은행 계좌가 없고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다. 마을에는 현금 ATM이 없었는데 최근 비트코인 ATM이 설치됐다. 마이클 피터슨은 "엘존테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해변 마을 푼타 망고에도 비트코인이 도입되고 있다"며 "각 마을 내 비트코인 이용률이 높아지고 결국 지역 전체에 확산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그는 "현재까지는 정부가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명확한 규제를 제시하고, 이러한 노력을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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