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연결되는 세상, 초연결 사회에 가장 중요한 기술로 손꼽히고 있는 블록체인을 언론 산업에 도입해 혁신을 꿈꾸는 퍼블리시 권성민 대표. 그는 블록체인으로 언론 본연의 역할을 회복함으로써 투명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언론 변화의 중심에 선 그를 만났다.
국내 최초로 언론 산업에 블록체인을 접목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로 손꼽히는 블록체인은 주로 금융 분야에서 언급되던 키워드다. 그런데 2018년, ‘언론 산업에 블록체인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 사람이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그가 바로 블록체인 미디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 퍼블리시(PUBLISH)의 권성민 대표다. 그는 15년간 언론 산업에 종사한 언론인으로 현재 영문 경제지인 '이코노타임즈(EconoTimes)'와 국내 최초의 블록체인 전문지 '토큰포스트(TokenPost)'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몇 년 전 기부 상담 플랫폼을 만들며 블록체인을 접하고 연구하게 됐습니다. 사람들에게 블록체인을 알리고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글을 쓰고, 해외 연구 자료를 공유하면서 자연스레 토큰포스트를 창간하게 되었습니다. 블록체인의 생태계를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분산 저장 시스템의 블록체인이라면 지난 15년간 언론 산업에 몸담으며 피부로 느낀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권 대표는 블록체인 언론 플랫폼이자 새로운 프로토콜 퍼블리시를 창립한 뒤 토큰포스트를 테스트 베드 삼아 블록체인 기술을 언론사에 도입한 국내 최초 사례가 됐다.
블록체인의 투명성으로 뉴스 신뢰도 높일 수 있어
사실 언론 산업과 블록체인의 조합은 조금 낯설다. 권성민 대표는 왜 “신뢰성 없어진 사회에 신뢰성을 보장해줄 수 있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입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일까.
현재 뉴스 콘텐츠 소비는 SNS나 네이버와 같은 대형 플랫폼에서 이루어진다. 때문에 언론사의 주요 수입원인 광고비가 대형 플랫폼으로 이동했고, 국내의 67%에 해당하는 중소 언론사는 연매출이 1억이 안 되는 영세한 환경에 처했다. 이런 환경에 트래픽을 높이고 클릭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기사 제목을 무분별하게 남용하게 되고, 또 SNS를 통해 생산 및 유통되는 가짜뉴스가 범람한다. 이런 요소들은 뉴스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국 37개국 중 우리나라의 뉴스 신뢰도는 최하다. 문제는 낮은 뉴스 신뢰도가 국가 투자 매력도까지 낮추니 그야말로 악순환의 연속이다.
“기존의 언론 매체는 기사를 누가 작성했고, 누가 검토했는지, 수정된 횟수는 몇 번이고, 수정했더라도 무엇이 바뀌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환경은 기사를 작성하고 공개하는데 책임감을 갖기 어렵죠. 퍼블리시는 이러한 점을 블록체인을 통해 막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뉴스룸 소프트웨어인 '퍼블리시소프트(PUBLISHsoft)'로 기사를 작성하면 언론사만 가지고 있던 데이터를 공공 아카이브에 저장하게 돼 데이터를 임의로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다.
블록체인 기술로 잘잘못을 가릴 수 있는 만큼 기자는 기사 작성에 더 신중해지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가짜뉴스를 판별하고 퇴치함으로써 뉴스와 언론 산업, 나아가 사회 전반의 신뢰와 투명성까지 높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언론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의 도입은 독자들과 언론사 간의 상호 작용을 좋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현재 토큰포스트가 증명하고 있다. 온라인 신문사의 한달 1인당 평균 페이지 뷰가 1.5~2개 정도라면 토큰포스트는 무려 6배이며, 연예 기사도 아닌데 이용자 댓글 수가 16~17개에 달한다고. 한마디로 재방문자 수가 많다는 것이요, 독자와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퍼블리시의 생각은 통했다. 지난 2019 퍼블리시는 세계신문협회에서 기술과 아이디어를 인정을 받아 '최우수 미디어 스타트업' 상을 받았다. 국내 최초의 기록이다. 더불어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도 '2020 미디어 스타트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초연결사회의 보안 문제, 블록체인만이 해결 가능해
제4차 산업시대의 핵심 기술이라 불리는 블록체인이 가져다줄 미래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중요한 점은 블록체인 기술이 향후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과 같은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다른 핵심 기술들과 융합해 변화한다는 거죠. 기존에 제3자 중앙화된 기관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거래에서 벗어나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데이터 이동이 빨라지고, 우리는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를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초연결 사회일수록 보안이 중요합니다. 개인 정보를 포함한 많은 데이터가 오가는데 구글 같은 회사도 정보 보안이 100% 이뤄지지 않습니다. 보안 문제 해결, 블록체인이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권성민 대표는 경제·금융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금융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결제, 비대면 금융 활동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처럼 은행에 가서 돈을 맡기고 찾는 기존 오프라인 중심의 경제 활동이 점차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경제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보안, 신뢰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이를 해결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가 디지털화폐발행에 관심을 두고 뛰어드는 것 또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비대면 온라인 경제로의 변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트에서 구입하는 식자재와 상품에 대한 생산 이력, 유통 과정을 ‘분산 저장 장치’의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으니 소비자는 상품을 믿고 살 수 있다. 나아가 미래에는 인공지능으로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을 알아서 처리하는 사회가 도래하고,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은 보안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 산업과 블록체인 기술의 접목은 권 대표의 도전 의식이 이끌어온 길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언론 산업의 개혁, 언론 본연의 역할 회복 등 꿈이 결실을 맺는 그날까지 묵묵히 앞으로 걸어갈 것이다. 그렇다. 본격적인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출처: 금감원이야기 5·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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