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원에서 비트코인을 디지털 자산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판결이 나왔다. 비트코인의 자산성을 인정한 지난해 항저우 재판에 이어 세 번째 판례다.

6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는 중국 현지 미디어를 인용해, 중국 상하이 제1중급인민법원은 비트코인 관련 재산 피해보상 소송 판결에서 비트코인을 디지털 자산으로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자산으로, 법에 의해 보호돼야 하고, 불법적인 수단을 통해 얻은 모든 비트코인은 반환하거나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해당 판결은 불법으로 탈취한 비트코인의 배상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2018년 6월 피트(Pete)와 왕샤올리(Xiaoli Wang)라는 한 국제결혼 커플이 거주하던 중국 상하이 소재 아파트에 4인조 강도가 들었다. 강도들은 커플이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18.88개와 스카이코인(Skycoin)이라는 암호화폐 6,466개를 강도 소유의 계좌로 이전하도록 강요했다.

이후 4인조 강도는 공안에 붙잡혔고, 첫 공판에서 법원은 갈취한 암호화폐를 커플에게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만약 동일한 암호화폐를 반납할 수 없다면, 2018년 범행 시점의 비트코인, 스카이코인 가치에 해당하는 법정통화로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강도들은 해당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국 사법 체계 안에서 비트코인과 스카이코인이 자산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강도들은 항소심에서 "현재 중국법은 비트코인과 스카이코인을 법적 의미에서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피트와 왕샤올리는 재산 반환을 요청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후 법적 공방은 2년간 계속됐고, 커플은 스카이코인을 되찾는 일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은 비트코인의 자산적 성격을 인정하며 커플에게 18.88 BTC를 돌려주라고 명령했다.

중국 정책당국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투자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과 별개로, 암호화폐의 자산적 특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거듭 나오고 있다. 이는 향후 비트코인의 법적 지위 문제와 관련 분쟁을 해결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해 7월 항저우 인터넷 법원은 비트코인 재산권을 둘러싼 소송에서 "비트코인이 가치와 희소성을 지니며, 처분 가능한 재산으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2018년 선전 국제중재재판소도 관련 소송에서 중국 최초로 비트코인의 자산성을 인정한 바 있다.

토큰포스트 | info@tok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