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꺾기 위해 28년 최대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지난 14일과 15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종전 0.75~1.00%에서 1.50~1.75%로 크게 올랐다. 연준이 금리를 0.75% 포인트 올린 건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내려가지 않고 있다"면서 "팬데믹, 높은 에너지 가격, 광범위한 가격 압력 등에 따른 수급 불균형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하락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달뿐 아니라 7월에도 0.75% 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7월) 가장 유력한 금리인상 폭은 50bp(0.5%p)나 75bp"라면서도 "75bp 인상은 이례적으로 큰 것이며, 이 정도 수준의 변동이 일반적인 것이 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강력한 금리인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는 다음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을 93.4%로 전망했다.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6월 '점도표'를 보면 올해 말 예상 금리는 3.4%, 내년 말은 3.8%, 2024년 말은 3.4%다.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7%로 지난 3월 제시했던 2.8%보다 1.1%포인트 내렸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4.3%에서 5.2%로 상승했다. 연준은 대차대조표 축소를 통한 실질적인 양적긴축도 예고했다.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나 MBS를 재투자하지 않고 회수해 9월부터 12월까지는 월 최대 950억달러까지 자산을 축소할 방침이다. 이는 연준이 보유하는 자산을 매각해 시중에 풀린 돈을 흡수하는 작업으로, 시장 유동성이 줄어드는 만큼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줄어들게 된다.
연준은 높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경제를 낙관적으로 평가했다. 경제 활동 전반이 1분기 하락 흐름을 벗어났고, 최근 몇 달 동안 강력한 일자리 증가와 낮은 실업률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추가 상승 및 글로벌 경제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코로나 봉쇄로 인한 공급망 차질 등을 거론했다.
◇계속되는 긴축정책, 시장은 충격 고스란히
연준은 지난 3월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금리를 0.25% 포인트, 지난달에는 22년 최대폭인 0.5% 포인트 '빅 스텝' 금리를 인상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0.75% 포인트 인상까지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강력한 긴축정책에도 좀처럼 물가가 잡히지 않자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시장 전문가들은 '자이언트 스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을 잇달아 내놨다. CPI는 지난해 동기 대비 8.6% 오르며 1981년 12월 이후 약 41년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주식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한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14일 비트코인은 2만1600달러선까지 내려가며 18개월 최저치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전체 시총은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한편, 시장은 금리인상 불안감을 선반영한 듯 연준 성명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현재 미국 증시 나스닥 지수는 2.5%, S&P 500지수는 1.46%, 다우지수는 1% 상승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도 다소 살아나며 시총 1조 달러를 회복했다. 오늘 오전 9시 52분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2.41% 오른 2만2580달러, 이더리움은 1.83% 오른 12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에이다는 9.61%, XRP는 6.76%, 솔라나는 17.32%, 폴카닷은 12.2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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