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반등하면서 관련 벤처투자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작년 4분기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벤처 투자금이 전기 대비 2.5% 증가한 19억 달러(2조533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벤처투자 규모가 증가한 건 2022년 봄 분기 이후 약 2년 만이다. 업계는 시장 회복 속에 벤처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암호화폐 약세장이 장기화되면서 관련 벤처투자 활동은 크게 위축됐었다.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큰 폭으로 인상하면서 기술주, 암호화폐 같은 위험자산 시장에서는 투자자 이탈이 이어졌다.
테라, FTX 등 암호화폐 기업 몰락은 업계 투자 분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 안드레센호로위츠, 세콰이아캐피탈, 타이거글로벌 같은 주요 벤처 투자사도 암호화폐 투자로 큰 타격을 입었다.
피치북 애널리스트 로버트 르는 "데이터는 투자자들이 돈을 더 많이 쓰고 있다는 점은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암호화폐와 코인베이스, 마라톤 디지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같은 암호화폐 관련주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암호화폐 벤처 투자금이 최저 수준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은 1년 동안 두 배 이상 상승하며 현재 5만20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코인베이스 주식도 전년 대비 140% 가까이 급등했다.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사모 시장의 투자 활동과 공개시장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작년 암호화폐 관련주가 많이 올랐고 최근 사모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암호화폐 벤처투자 규모는 커졌지만 계약 건수는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치북 애널리스트는 "가장 강력한 스타트업들만 투자를 받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소수의 기업에 자본이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4분기 암호화폐 벤처투자는 부동산, 주식 같은 실물자산의 토큰화나 탈중앙 컴퓨팅 인프라 등 금융·기술 솔루션 부문에 집중됐다.
주목할 만한 투자 건은 각각 1억6500만 달러와 1억 달러를 모금한 암호화폐 거래소 스완 비트코인과 블록체인닷컴이다.
오픈소스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 기업 '웜홀(Wormhole)'이 2억25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최대 분기 투자 기록을 올렸다. 25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코인베이스 벤처스, 점프 트레이딩, 파라파이 캐피털 등의 투자 지원을 받았다.
탈중앙화 클라우드 플랫폼 투게더에이아이(Together.ai)는 시리즈 A 라운드를 통해 1억250만 달러를 유치했다. 엔비디아, 이머전스, 클라이너 퍼킨스 등이 투자 라운드를 주도했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4억6350만 달러에 달했다.
로버트 르는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서 금융기관의 암호화폐 관심이 높아졌고 투자 활동이 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ETF 승인으로 많은 자금, 상당한 패시브 투자금이 비트코인으로 유입될 것"이라면서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않던 대형 펀드, 패밀리오피스 등이 수조 달러를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문 출처: https://www.tokenpost.kr/article-164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