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금융 기관들이 암호화폐 업계에 진출하기 위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 및 관리해주는 커스터디 서비스 기반이 갖춰질 경우, 암호화 자산 분야로 진출이 활발해질 수 있다.


블록체인 업계가 성숙하기 위한 조건


암호화폐 신탁업의 발전은 오랫동안 블록체인 업계가 성숙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자 블록체인 업계 발전의 인프라로 여겨졌다. 암호화폐 신탁 서비스가 사용자의 신뢰를 구축하고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새로운 자금 유입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형 기관에서 운용하는 자금은 여러 주체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보안 시스템을 철저하게 갖추고 있느냐가 각 주체의 신뢰 구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다수의 토큰 펀드들이 있는데, 한 명당 수천억 달러의 수탁 자금을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전통  금융 시장에서는 한 개인이 거액의 자금을 맡아 관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암호화폐 신탁을 통해 자산을 핫/콜드 월렛에 분리 보관하고, 암호 키를 안전하게 관리해야만 기관투자자, 펀드, 신탁회사 간에 안정적인 신뢰 관계 구축이 가능하다."라고 인볼트(Invault)의 창립자 허빈(许斌)이 설명했다.

알파코인 펀드(AlphaCoin Fund)의 창립자 프랭크도는 "암호화폐의 합법적인 신탁 서비스는 대형기관들이 대규모로 블록체인 업계에 진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이자 전제조건"라며 비슷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신뢰할 수 있고 합리적인 암호화폐 자산 운용 서비스가 있어야 대형기관에서 새로운 자금이 유입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전통적인 자산 커스터디에 비해 암호화폐 커스터디는 더 복잡하고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 암호키를 기억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암호키가 분실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편리한 거래를 위해 사용자가 직접 자산을 거래소에 보관하기도 하는데, 거래소에서는 해킹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이는 토큰 펀드 및 헤지 펀드가 고객의 자산에 손실을 가져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해커눈(Hacker Noon)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에만 대략 466개의 헤지펀드가 고객의 암호화폐 자산에 손실을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적인 암호화폐 신탁 서비스가 고객의 암호화폐 자산이 갖고 있는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예를 들면, 비트고(Bitgo)에서 수시로 입출금이 가능한 핫 월렛 뿐만 아니라, 더욱 안전하게 자산을 보관할 수 있는 콜드 스토리지 형태의 콜드 월렛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신탁기관이 제공하는 전문적인 감사와 법률 서비스도 법적 위험을 줄여주고 자산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신탁 업계의 비즈니스 현황

현재 암호화폐 신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및 기관들은 다음과 같은 비즈니스 환경으로 형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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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상위 신탁 회사로는 코인베이스(Coinbase), 자포(Xapo), 비트고(BitGo) 그리고 킹덤트러스트(Kingdom Trust)가 있다.

코인베이스는  10억 달러의 암호화폐를, 자포와 비트고 그리고 킹덤트러스트는 각각 50억, 50억, 120억 달러씩 자산 (디지털 자산과 비디지털 자산 포함)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킹덤트러스트는 가장 오래된 암호화폐  신탁회사로, 2010년에 설립되어 현재 신탁 업무 인가를 받았으나 외부 출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비트고가 킹덤트러스트를 인수할 계획이란 뉴스가 나왔으나 그 해 5월 비트고는 자사가 직접 신탁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며 킹덤트러스트에 대한 인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자포는 2012년 설립돼 신탁업 인가없이 두 차례에 걸쳐 총 4000만 달러를 출자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코인베이스가 자포를 5000만 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다.

비트고는 2013년 설립되어 암호화폐 신탁업 운영을 인가받았으며, 네 차례에 걸쳐 총 845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특히 시리즈B는 골드만삭스가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의 경우 암호화폐 신탁 서비스의 발전이 상대적으로 늦어 2016년 이후 업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중국 기반의 암호화폐 신탁회사들은 비교적 늦게 설립되어 규모가 작거나 비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회사는 인볼트(Invault), 코보(Cobo), 제이드풀(Jade Pool) 등이 있다.

중국에는 키스토어(Keystore)、위테즈(Wetez) 등의 회사가 더 있지만 공개된 자료와 PANews에 따르면 이들은 아직 신탁업 승인을 받지 못했다. 어떤 회사는 PANews를 통해 “현재 중국에서 디지털 자산 관리 업종이 획득할 수 있는 인가는 없으며, 신탁업 인가를 신청하려면 해외로 갈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를 견제하고 있는 추세라, 업체들이 종종 홍콩에 법인을 설립해 감시망을 피해가는 경우도 있다.

암호화폐 신탁 업계 진출 방안 3가지

기존 금융 대기업과 암호화폐 기반 기업 모두 암호화 자산 보관 및 관리 서비스를 이미 시도했거나 진출 준비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시장 진출 방식을 살펴보면 주로 3가지 방식으로 나뉘는데, 암호화폐 신탁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거나, 관련 기술을 개발하여 제공 혹은 파트너십을 통해 진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탁 서비스 자체 출시

이 유형의 대표적인 예로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등과 같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있다.  비트고(BitGo), 백트(Bakkt), 자포(Xapo), 코보(Cobo), 인볼트(Invalut) 등과 같은 암호화폐 신탁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와 피델리티(Fidelity) 같은 전통 자산운용회사도 속해있다. 이 중 코인베이스는 자산 보관 및 암호화폐 신탁 관련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기술 개발 및 지원

이 유형의 대표적인 예로 IBM를 들 수 있다. IBM은 직접 암호화폐 신탁 서비스와 관련된 기술을 개발했다. IBM은 FIPS140-2 제4급 인증 기술을 적용하여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 hardware security module)을 개발하였으며 고객이 클라우드에서 자신만의 암호화 키를 설정할 수도 있다.(keep your own key)

파트너십

이 유형에서는 하드웨어 지갑 서비스 업체 렛저(Ledger), 노무라 증권 및 글로벌어드바이저스 (Global Advisors)의 파트너십, 그리고 백트(Bakkt)와 뉴욕 멜론 은행(BNY Mellon)의 파트너십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전자는 지난해 5월 암호화폐 투자를 진행하려는 기관투자자에게 안전하고 합법적인 경로를 제공하는 고마이누(Komainu) 프로젝트 공동개발을 선언한 바 있다. 이들도 IBM의 HSM 방안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자는 지리적으로 분산된(geographically-distributed) 암호키 스토리지 제품을 만드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제품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많은 회사들이 암호화폐 신탁업에 진출 할 때 여러 다른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하였던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신탁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 외에도, 신탁회사 중에 비중 있는 회사인 자포(Xapo)를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유사하게 백트는 자사의 콜드/핫 월렛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지난 4월 DACC(Digital Asset Custody Company)을 인수하였다.

암호화폐 신탁 서비스의 차별화 전략은?


현재의 암호화폐 신탁 서비스 시장에서 핵심 가치는 여전히 보안이며, 이는 신탁업계 발전의 초기 단계이자 필수 코스이다. 한편, 장기적으로 신탁 서비스 제공 업체는 사용자 수요에 따라 변화할 필요가 있다.

프루프 오브 캐피탈(Proof of Capital)은 미래에는 스테이킹, 대리 투표(거버넌스), 포크(Folk) 및 세금 신고 같은 기능에 대한 수요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스테이킹(업계에서 관심이 높은 POS 방식 중 하나)이라는 기능의 핵심은 가치 증대에 있다.

코인베이스는 올해 스테이킹 방면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2월 초 스테이크드(staked.us) 투자를 발표했고, 3월 29일, 코인베이스의 신탁 서비스에 테조스(Tezos)에 대한 스테이킹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이러한 담보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위테즈(Wetez), 해쉬쿼크(HashQuark), 제이드풀(JadePool) 등이 있으며, 연 수익률은 약 5%에서 25%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독특한 특징을 가진 서비스 제공 업체도 있다. 허빈이 PANews에서 “인볼트(InVault)는 홍콩에서 관련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암호화폐와 법정화폐 신탁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인볼트의 장기 계획을 살펴보면, 수탁 자산의 규모가 커지면 전체 사업 분야도 다각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는 여러 유형의 법인 고객들을 모으고 투자 은행의 업무 기회도 창출할 수 있다.

‘합법성’의 중요도 더욱 높아져

대규모 암호화폐 자산 신탁은 투자자들이 자산 안전성과 관련 부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거래소 등의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 제공 업체가 합법성을 중요시하여 운영해야 함을 뜻한다.

홍콩증권선물위원회(SFC)는 지난해 11월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에 대한 새로운 규제 프레임을 발표했다.

SFC가 발표한 새로운 규제 프레임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은 중간 딜러로서 운영방식이 SFC의 규정에 부합해야 한다고 지적하였다(Client Money Rules Cap.571).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은 반드시 하나 혹은 다수의 계정을 개설하여 고객의 자산을 독립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이 자산의 증권여부를 명확히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플랫폼 운영자는 수탁한 가상 자산의 일부분(예를 들면 98%)을 콜드 월렛에 보관하여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비록 법적으로 암호화폐 신탁업 라이센스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신탁 서비스 제공 업체는 실제 운영 과정에서 기존 금융업계 통상 해당 지역의 신탁업 허가를 신청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PANews가 최근 컨센서스에서 팍소스(Paxos)의 공동창업자인 리치 테오(Rich Teo)를 인터뷰할 당시 그는 “약 2013년 말 혹은 14년 초부터 팍소스는 NYDFS와 협의를 진행하기 시작했으며 수많은 과정을 거처 2015년에 신탁회사 허가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고 밝혔다.

허빈은 인볼트가 신탁회사 인가를 신청하고 허가증을 발급받는데 총 7개월이란 시간이 걸리며 또한 홍콩감시관리부서에 보증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럼 최근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 범죄 단속 네트워크 핀센(FinCEN)에서 발표한 지침은 암호화폐 신탁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미 금융당국 화폐 서비스 사업자 (MSB, Money Service Business) 허가를 받은 거래소 비트마트(BitMart)의 창업자 겸 CEO인 샤르트르는 PANews를 통해 “미국 시장에 디지털 자산 신탁업체는 주 단위로 신탁업체 등록을 한 후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코인베이스나 잇비트(ltbit), 백트 등의 거래 플랫폼이 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핀센(FinCEN)의 규정에 따르면, 31 CFR§1010.100 (미국연방규정집 31§1010.100)에 해당되는 은행은(신탁 회사 포함) 핀센(FinCEN) 신청 항목에서 화폐 서비스 사업자(MSB) 허가증을 신청할 필요가 없다. 현재 암호화폐 신탁업에 우호적인 주는 뉴욕주, 노스다코다주, 와이오밍주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