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고위 관계자가 중앙은행과 민간기업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26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토마소 만치니 그리폴리 IMF 통화자본시장국 부국장은 중앙은행이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일반적인 CBDC와 비교해, 민관협력을 통해 운영되는 '합성CBDC'가 가진 장점을 역설했다.
이날 부국장은 제레미 얼레어 서클 CEO가 진행하는 유투브 시리즈 '더머니무브먼트(The Money Movement)'에 출현해 완전담보금융, 디지털화폐 모델 등을 주제로 실시간 토론을 가졌다.
부국장은 중앙은행이 담보하고 민간기관이 지원하는 '합성CBDC'를 통해 민간 부문이 가진 경쟁력을 활용한, 신뢰할만한 지불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만치니 그리폴리가 제시한 합성CBDC 개념은 허가받은 전자화폐 제공업체가 고객의 자금을 중앙은행에 보관하고 중앙은행에 채무를 지는 구조다. 민간기업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중앙은행 자산으로 완전히 담보된다.
IMF 관계자는 "동일한 중앙은행 채무로 담보되는 디지털화폐를 여러 민간기업이 발행해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은 규제 감독과 결제(settlement) 분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치니 그리폴리는 중앙은행이 발행과 운영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는 기존 CBDC 개념이 중앙은행에 상당한 비용과 위험 부담을 줄 수 있어 혁신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폴리 부국장은 "중앙은행이 CBDC의 설계부터 발행까지 모든 부분을 책임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높은 리스크와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만치니 그리폴리는 민관 협력 방식의 합성CBDC가 혁신성이나 고객 지원 같은 민간 부문의 강점과 규제 준수, 신뢰 등 중앙은행의 장점을 모두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폴리 부국장은 "CBDC의 기본적인 기능을 민간에 위임해 운영 리스크와 비용을 덜 수 있다. 거래 창구 구축, 고객 검증 등이 대표적인 예"라며 "이러한 모든 과정은 규제기관의 감독 아래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5월 토바이어스 아드리안(Tobias Adrian) IMF 통화자본시장국장 또한 "도매 형식으로 부채를 제공해, 고객 관리, 고객 검증, CBDC 기술 설계 등 민간 부문이 우위를 보이는 모든 기능을 아웃소싱할 수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일부 중앙은행들도 CBDC 작업에 대한 민간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난달 영란은행은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 작업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민간기업을 통해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위안화 작업을 진행 중인 중국도 중국농업은행, 알리바바, 텐센트 등 민간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토큰포스트 | info@tok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