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증명(PoW) 금지 조항을 포함한 범유럽 암호화폐 규정안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최종 부결되면서 암호화폐 업계가 크게 안도하고 있다.
2022년 3월 14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더블록 등 외신에 따르면 PoW 기반 암호화폐 금지 조항이 들어있는 암호화자산규정안(MiCA)이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ECON) 투표에서 부결됐다.
유럽연합을 위한 통일된 암호화폐 규제 체계인 MiCA는 126개 조항과 회원국 기관들이 따라야 할 세부 이행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주요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의 지위, 채굴장과 거래소 운영 등 다양한 사안들을 다루고 있다. 2020년 유럽연합위원회가 디지털 금융전략의 일환으로 초안을 내놨다.
첫 규정안에는 강경한 어조의 PoW 금지 조항이 포함됐었다. 이는 업계 반발을 일으켰고, 표결이 한 차례 연기되기도 했다. 이후 문제 조항은 삭제됐다. 경제통화위원회 소속 스테판 베르거(Stefan Berger) 위원이 직접 "해당 조항이 최종 초안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표결 전 PoW 금지 조항을 살린 규정안에 업계는 다시 한번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규정안은 '암호화폐 제공업체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성 표준을 따를 세부 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업계는 "탈중앙화된 시스템은 중앙운영자나 결정을 내릴 개인이나 집단이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이런 세부 사항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PoW 금지 조항이 담긴 MiCA 초안은 투표에 부쳐졌지만 충분한 지지를 받아내지는 못했다. 암호화폐 기업 언스타퍼블(Unstoppable)의 전략수석인 패트릭 한센(Patrick Hansen)은 3월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32명의 경제통화위원이 반대표를, 2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반대표는 대부분 녹색당, 사회당 쪽에서 나왔다.
한편, 온건한 버전의 MiCA 초안은 찬성 31표, 반대 4표, 기권 23표로 위원회를 통과했다. 녹색당과 좌파 정당은 반대를, 유럽국민당과 유럽개혁그룹은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해당 규정안은 PoW 채굴에 대한 직간적접인 금지 조항을 포함하지 않는다. 다만, 2025년 1월 1일까지 유럽연합의 지속가능금융분류체계에 암호화폐 채굴 활동을 포함시킬 수 있도록 유럽연합 최고 집행기관인 유럽연합위원회가 입법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 채굴은 '지속 불가능한' 활동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유럽연합 기업이나 정부 기관이 지원하거나 투자할 수 없게 된다.
경제통화위원회를 통과한 이번 규정안은 이후 유럽의회, 유럽연합 위원회, 유럽연합이사회의 3자 논의를 거치며, 법안이 최종 승인되면 EU 회원국 전체에 구속력을 갖게 된다.
원문 출처: https://www.tokenpost.kr/article-86939